잃어버린 행성 고성 바닷가 벼랑에서 일억 년을 써내려 온 퇴적의 경전을 보았네 바스러질 듯 행간마다 살다 간 생명의 장엄한 …
2025-09-03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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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
본문

잃어버린 행성
고성 바닷가 벼랑에서
일억 년을 써내려 온
퇴적의 경전을 보았네
바스러질 듯
행간마다 살다 간 생명의 장엄한 흔적
모래알 하나하나 들추어
바다가 읽어주었네
천년 전 천만년 전
열 길 퇴적을 읊조리는 포말을 따라
들어가다가
일억 년 전쯤에서
공룡 발자국을 만났네
바윗돌에 찍힌 그 발자국에
내 발바닥을 맞대어 보았네
까르르 웃음소리, 뜨거운 심장 소리
호수가 바다가 되고
노을 속으로 사라진
오래된 삶의 소리
잊힌 듯 꿈이 하나씩 깨어났네
문뜩, 우··· 웅 돌고래 휘파람 소리에
혈류가 역류하네
일억 년 전에 사라진 내 사랑
돌아왔는가
나를 찾고 있는 것인가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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