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행성 고성 바닷가 벼랑에서 일억 년을 써내려 온 퇴적의 경전을 보았네 바스러질 듯 행간마다 살다 간 생명의 장엄한 흔적 모래알 하나하나 들추어 바다가 읽어주었네 천년 전 천만 > 섬호정

본문 바로가기

잃어버린 행성 고성 바닷가 벼랑에서 일억 년을 써내려 온 퇴적의 경전을 보았네 바스러질 듯 행간마다 살다 간 생명의 장엄한 …

2025-09-03 16:02 52 0 52호

본문

9419cc9aebde5dcccfac80b150660c9b_1756882959_7298.jpg
 


잃어버린 행성

 

고성 바닷가 벼랑에서

일억 년을 써내려 온

퇴적의 경전을 보았네

바스러질 듯

행간마다 살다 간 생명의 장엄한 흔적

 

모래알 하나하나 들추어

바다가 읽어주었네

천년 전 천만년 전

열 길 퇴적을 읊조리는 포말을 따라

들어가다가

일억 년 전쯤에서

공룡 발자국을 만났네

 

바윗돌에 찍힌 그 발자국에

내 발바닥을 맞대어 보았네

까르르 웃음소리, 뜨거운 심장 소리

호수가 바다가 되고

노을 속으로 사라진

오래된 삶의 소리

잊힌 듯 꿈이 하나씩 깨어났네

 

문뜩, ··· 웅 돌고래 휘파람 소리에

혈류가 역류하네

일억 년 전에 사라진 내 사랑

돌아왔는가

나를 찾고 있는 것인가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스토리문학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