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경 > 섬호정

본문 바로가기

불구경

2025-08-08 15:52 10 0 50호

본문

2d072c17a0a483a4347e18c7c2de6dbd_1754635917_8628.jpg
 


불구경

 

지상 최강의 동물이

이웃에게

발톱을 드러냈다

 

날갯죽지 부러진 새가 퍼덕인다

 

털빛이 다르다고

먹는 것이 맘에 안 든다고

제 영역을 쳐다봤다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움켜쥐고

부리로 쪼고 있다

 

둥지가 무너지고

알이 깨지고

병아리들이 속절없이 내동댕이쳐지고 있다

 

가난한 둥지의 곳간이 탐나서가 아니겠지

미워서도 아니겠지

영구불멸 권력을 누리고 싶은데

제 무리의 부리가 무서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겠지

 

미친 살기에

황소도 거위도 사냥개마저도

못 본 척 외면하고 있다

 

무법의 폭력에 굴복하면

세상의 질서는 무너지는데

 

난리가 났다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스토리문학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