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부처
2025-06-17 16:25
20
0
47호
본문

돌부처
어릴 적 뒤집어 가재 잡던 바윗돌이
인고의 세월
세찬 물길에 닳아 조약돌이 되었나요
냇가에 갔다가
유난히 눈에 밟히는 조약돌 하나 주워 왔네요
각진 모서리 다 내어주고
반짝이는 사리만 남았네요
그날
당신이 온정으로 품고 있던 가재는
모닥불에 구워 연기로 보냈었지
원망의 눈길이 아닌
철부지 장난으로 용서하셨나요
당신이 품어 키운 생명이 어찌 가재뿐이었겠습니까
메기 다슬기 수생곤충들
찾는 이 모두 품어 안았겠지요
말씀은 없어도 반질반질 눈망울 맑습니다
나는 산사 부처님 말씀보다
당신의 몸에 새겨진
말간 문장이 더 뜨겁습니다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