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기둥
2023-09-2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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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본문
마음의 기둥
아프리카 뜨거운 벌판에
바오바브나무는
천년을 느린 걸음으로 제자리에 있다지
가뭄과 홍수 불화산까지도
넉넉한 몸짓으로 감싸 안으며
맹수의 살기와 부족 간의 다툼도 예수나 석가처럼
물끄러미 세월을 어루만지며
하늘에 손 벌리지 말고
태어난 땅에 믿음을 저버리지 말라며, 설법하는
뜨거운 대지의 거목이라지
지리산 화개동천에도
그 옛날 신라국 고운 최치원 선생이 꽂아 놓고
선으로 드셨다는 지팡이가 살아있지
세상의 혼돈과 꽃피는 봄날을 수없이 되풀이해도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의 양식을 수확하면 극락이라고
산골 사람들 끌어안아 다독이는
천년 수호신 있지
권력도 욕망도 다 부질없는 것이라고
거친 바위산에 뿌리 깊은 화개의 기둥
살아있는 경전이 있지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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