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기둥 > 섬호정

본문 바로가기

마음의 기둥

2023-09-26 14:45 84 0 6호

본문

e7acfc4a50584dc6213e6380e9897bd6_1695707121_5662.jpg




마음의 기둥

 

아프리카 뜨거운 벌판에

바오바브나무는

천년을 느린 걸음으로 제자리에 있다지

가뭄과 홍수 불화산까지도

넉넉한 몸짓으로 감싸 안으며

맹수의 살기와 부족 간의 다툼도 예수나 석가처럼

물끄러미 세월을 어루만지며

하늘에 손 벌리지 말고

태어난 땅에 믿음을 저버리지 말라며, 설법하는

뜨거운 대지의 거목이라지

 

지리산 화개동천에도

그 옛날 신라국 고운 최치원 선생이 꽂아 놓고

선으로 드셨다는 지팡이가 살아있지

세상의 혼돈과 꽃피는 봄날을 수없이 되풀이해도

굶어 죽지 않을 만큼만의 양식을 수확하면 극락이라고

산골 사람들 끌어안아 다독이는

천년 수호신 있지

권력도 욕망도 다 부질없는 것이라고

거친 바위산에 뿌리 깊은 화개의 기둥

살아있는 경전이 있지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스토리문학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