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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龍沼)

2023-08-17 13:39 84 0 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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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소(龍沼)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

담장을 느리게 넘나들던 구렁이

큰비가 오던 어느 여름밤 떠내려와

석삼년 살다가

용이 되었다고, 용이 되기 위해 수행 중이라고

 

깊이를 알 수 없었다

명주실 한 타래 깊이라 하기도 하고

 

물고기는 무서워 그곳에 안 갔겠지

다래 넝쿨 우거지고

물새가 기웃거리다 비명을 지르고 날아가고

등하굣길 아이들은 냅다 뛰어 지나갔지

 

산길에 신작로 나고 세상이 소란스러운 날

수행 중이던 구렁이

태풍을 불러 번개 치고 천둥소리 내며

하늘로 용이 되어 승천하셨나

 

없다

다 메워진 소에 다슬기 몇 마리

바윗돌에 붙어 지난날 전설을 탐독하고 있을 뿐···



김우남_소설가

 

경남 하동 출생. 본명 김희숙.

실천문학소설신인문학상으로 작가 등단.

소설집뻐꾸기날리다⟫⟪굿바이굿바이⟫⟪엘리베이터 타는 여자출간.

장편소설릴리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출간.

직지소설문학상, 노아중편문학상, 이화문학푸른상 수상.

경기문화재단 우수도서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도서’ ‘문학나눔다수 선정.

한국작가회의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이대동창문인회 이사.

문학작가파견사업’ ‘내생애첫작가수업’ ‘길위의인문학선정.

지역 도서관 및 문화센터 글쓰기, 인문학 강의.

이화여자대학교 및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졸업.

nim19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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