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름밭
2023-08-03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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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으름밭
먼 옛날
화개동천 깊은 산골에
잇몸이 드러나도록 항상 웃는
사람들이 살았다지
흉년들어 보릿고개 깊어도
살가운 사람 머나먼 길 떠나보내도
산봉우리 높아 비탈진 가난을
나누어 먹으며
슬픔을 비우고 순박한 웃음으로 살았다지
키 큰 나무 붙잡고 올라
햇살 한 움큼 일구어 웃는 으름 넝쿨 열매 닮아서
그 마을 으름밭이라 했다지
이웃 나뭇가지에 매달려
잇몸 드러내고 웃고 있는
가슴 멍한 그 열매
다디단 그 열매 울지 않는 그 마을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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