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그리다
2024-03-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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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호
본문
화구를 펼쳐놓고
겨우내 스케치해 놓은 화개골에
봄볕을 찍어 펑펑 벚꽃을 터트린다
산 능선
빗방울 뿌려, 연둣빛 그리고
바구니에 진달래꽃 꺾어 담은 아낙이
찻잎을 따는 소곤거림과
고로쇠 물 받아 지고오는 사내
느린 풍경을 그려 넣어도 좋겠다
바람이 파문을 긋는 섬진강
물 만난 버들가지 흔들어 황어가 올라오고
회색 나무에 좀 더 진한
초록빛 덧칠을 하는 것도 이쯤이다
꽃비를 맞으며
꽃무늬 양산 화개장 갈 때
화구를 챙겨 일어나는 봄의 화가
화폭에, 나는 멋대로
초록매실 한 움큼 얹어 놓아야 겠다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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