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2023-12-15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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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
본문
아버지
빗방울을
온몸으로 막아오던 오래된 우산
팽팽한 긴장이 뚫렸다
흘러내린 마음 사이로 하늘이 보인다
하늘을 보기까지
얼마나 억척스럽게 살아왔든가
살자고 외면한 하늘
하늘을 볼 수 있다는 것은
서글픈 기쁨이다
억척이 사라진 말간 허공
볼 수 있다고 안도의 숨을 고르면
이젠 그쪽으로 떠나야 할 시간
아이들 졸업하고 결혼하고,
쟁기를 놓아버린
묵정 논에
비가 내린다
소나기는 살아있는 심장 박동 소리였고
수확의 열매였다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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