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호정 2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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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박집 인연 26호

 민박집 인연   우리 만난 적 있나요전생에서아니면현생 어디선가몇억 광년 떨어진 은하의 저쪽푸른 행성일까요   섬진강물은아닐 것이라고 손사래치지만   포항에서 서울에서 광주에서남태평양 저 멀리 적도에서불쑥 찾아와 웃고 있네…

하동타임즈 2024.07.03 68

블랙커피 25호

블랙커피     커피 드립에서뜨거운 마법이 뛰어 내린다   먼 길 달려와 내뿜는 정열의 체취나는 너의 국적을 묻지 않았다나는 너의 신분도 묻지 않았다   투박한 머그잔 속에 온순한 흑표범   그냥 말없이…

하동타임즈 2024.06.19 78

불새 24호

 불새     깊이를 알지 못했나요작은 새가 물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나는, 물빛을 마시다 말고 숨을 멈추고 마른 태양을 깜박거렸습니다   육지 생명이하나뿐인 목숨을 걸고 시퍼런 죽음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삶…

하동타임즈 2024.06.13 111

어머니 23호

 어머니     정화수도 말라버린 쓸쓸한장독대에텅 빈 항아리 계십니다   가난한 집에 시집오셔서맹물만 드셔도 배부르다고 하시던 당신   단단한 메줏덩어리세상인심으로 맛 들여놓으시고생 무우 배추 품어 겨우내뜨거…

하동타임즈 2024.05.29 58

몽유도원 22호

 몽유도원     숲길에발그스레 취한 빈 소주병이마법에 걸려 꿈꾸고 있다   어쩌자고, 골짜기 깊어벼랑에서 떨어지는 물줄기지친 어깨 두드리며 쉬어가라 하고이끼긴 바윗돌은 뭉게구름이고나뭇잎은 팔랑팔랑 천마리 나비라배낭 속 …

하동타임즈 2024.05.09 96

목통 물레방아 21호

 목통 물레방아     뜨거운 심장이 뛰는 소리였지쉼 없이 쏟아지는 물줄기가 돌리는열두 필의 말발굽 소리   보리 방아 찧고 밀가루를 빻고귀하디귀한 나락을 도정 할 때는쌀겨가 나와짐승들 밥그릇도 따뜻했지   …

하동타임즈 2024.05.03 95

설산 습지 20호

 설산 습지     화개골 높은 산에히말라야 설산 영험한 기운 맞닿아암자 하나 세우고햇살과 바람과 눈 비그 마음을 드나들며 고요를 소통하는 스님이 사셨다는데   훗날, 스님의 샘터를 끌어산사자리 논을 일구어벼를 숭배하는산…

하동타임즈 2024.04.29 113

쌍계 석문 19호

쌍계 석문     천하를 들어 올릴 힘센 장사가 이 산중에 살았겠습니까호미 끝 닿는 곳마다 돌무더기 땅을일구려 한 삼태기 한 삼태기 파 내려간깊어 드러난 모습이겠지요   바윗돌 위에 천근 바윗돌이 명상 중입니다아니, 지나가는 세월…

하동타임즈 2024.04.26 66

화개 18호

화개     꽃 구경 왔다가 길을 잃었다지사방천지 꽃길 화개골을 헤매다가극락조 노랫소리 들었다지, 얼핏 넋을 잃고극락조를 기다리는 순간, 열매는 익어가고 열매를 따 먹다가 열매 속으로 들어가는비밀의 문을 보았다지   그 안에 …

하동타임즈 2024.03.25 56

봄을 그리다 17호

봄을 그리다       화구를 펼쳐놓고겨우내 스케치해 놓은 화개골에봄볕을 찍어 펑펑 벚꽃을 터트린다산 능선빗방울 뿌려, 연둣빛 그리고바구니에 진달래꽃 꺾어 담은 아낙이 찻잎을 따는 소곤거림과고로쇠 물 받아 지고오는 사내 느린…

하동타임즈 2024.03.12 57

연서 16호

연서   모두가 잠든 밤별똥별이랑 벚꽃잎 쏟아져 세상이 온통 꽃 더미 속에 깨어나면첫사랑 고백의 환생일까   꽃피우고 지는 봄날밤새 수런거리던다디단 꽃내음   나는 몰랐네가슴 저미며 가만히 꽃비를 맞았을 뿐인데 첫사랑 곁에 내…

하동타임즈 2024.02.21 60

귀촌 15호

 귀촌     길냥이문 앞에 생쥐 한 마리 물어다 놓았네허기진 겨울 야생에서사냥했을 귀한 식량허리띠 졸라매고 상 차려 놓았겠지품을 수 없는 이웃의 사랑 방식   고맙지만 너나 먹어라던져 버릴까 싶다가슬며시, 살아온 관념에…

하동타임즈 2024.02.20 60

가출 14호

가출     산사 툇마루 밑에머루 빛 눈동자가 엎드려 있다   보고 듣고 짖으며 세상 이치라고 익힌 습성을고기 한 덩어리 탐내다가부지깽이로부터 도망쳐살아온 경계를 벗어나 왔겠지   먹다 던져 줄 뼈다귀도 없고쟁기질 싹…

하동타임즈 2024.01.16 81

숨 쉬어, 화개 13호

   숨 쉬어, 화개 화개장터 구경하고하룻밤 쉬었다가 오자고왔다지   계곡의 맑은 물은 시간의 추를 녹여 흘려보내고아름드리 숲은 별빛의 날개 맞닿아 있어무심결에 주저앉은 화개었다지   낚시하다 고사리를 꺾다돌…

하동타임즈 2024.01.12 60

인생 12호

인생     배를 타고 가는 거야위험한 파도를 안간힘을 다해 부레를 부풀러조각배등 푸른 조각배 타고, 인생의바다를 건너는 거야   두더지처럼 땅속에 숨지마   불새는 없지한 세대는 태어나고한 세대는 떠나는 거야 삶은 …

하동타임즈 2024.01.03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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