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구경
2025-08-08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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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본문

불구경
지상 최강의 동물이
이웃에게
발톱을 드러냈다
날갯죽지 부러진 새가 퍼덕인다
털빛이 다르다고
먹는 것이 맘에 안 든다고
제 영역을 쳐다봤다고
날카로운 발톱으로 움켜쥐고
부리로 쪼고 있다
둥지가 무너지고
알이 깨지고
병아리들이 속절없이 내동댕이쳐지고 있다
가난한 둥지의 곳간이 탐나서가 아니겠지
미워서도 아니겠지
영구불멸 권력을 누리고 싶은데
제 무리의 부리가 무서워지기 시작했기 때문이겠지
미친 살기에
황소도 거위도 사냥개마저도
못 본 척 외면하고 있다
무법의 폭력에 굴복하면
세상의 질서는 무너지는데
난리가 났다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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