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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 점프

2024-09-26 15:23 24 0 3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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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지 점프

 

날개는 없었지

중력은 무너지고

거미줄 한 가닥 꽁지에 매달고

현생과 후생을 기웃거리며

홍시처럼 떨어지고 있었지

 

그래, 뛰어내리고 싶은 날도 있었지

꽃 피는 푸른 계절에도

열매 주렁주렁 매달은 수확의 계절에도

슬쩍, 목덜미 잡아당기는 유혹도 있었지

 

뛰어내릴 명분이 없어져서

눈물겹게 삶이 재미나야

발 헛디디는 것이 인생이라고

 

옛 친구

과거 급제하고 고향 가는 길에서

한 친구는 아들딸 다 출가시키고

첫 해외여행 중이었지

삼대독자 첫아들 해산하고 병원에서 떠난 친구도 있지

 

한 번쯤

뛰어내리고 싶지 않을 때

은둔의 삶을 뛰쳐나와

환생의 미래로 날아보는 것이지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스토리문학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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