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화(押花)
2024-08-08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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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호
본문
압화(押花)
꽃을 바라보다
꽃의 마음을 꺾어왔다
놀란 꽃의 어깨를 다독이며
가슴에 품어
석 달 열흘 산고의 진통을 겪고
신생의 꽃으로 분만했다
생을 잃은 꽃에게 전생의 생을 불어넣는 일이란
죽음을 경험하는 일과도 같아
오체투지로 적멸의 시공을 돌아
이슬방울로 목을 적시며
바람을 수혈하고 안개를 기워
꽃의 마음을 한 닢 한 닢 탑을 쌓아
한 생이 한 생을 깨워놓았다
순간
전생의 마른 잎맥이 팔랑 날아오른다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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