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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남 작가의 억수로 반갑대이

2023-09-11 12:19 176 0 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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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남 작가의 억수로 반갑대이

(5) 개를 키우며 배우는 리더십

 

 

반려동물 1천만 시대! 주변에서 개나 고양이 한 마리쯤 키우지 않는 집을 찾기 어려울 지경입니다. 전국에 등록된 반려견 수만 해도 3백만을 훌쩍 넘었습니다.


저희 집에서도 흰색 말티즈 한 마리를 15년 동안 키웠습니다. 최근에 별이 되었는데 아직은 비슷하게 생긴 녀석만 봐도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어떤 생명도 키우지 않을 작정입니다. 개 한 마리를 키우는 일이 아기 키우는 것만큼 어렵고 힘들다는 걸 알기 때문입니다. 먹을 것을 챙겨주고 대소변 치우는 것은 기본이요, 정기적인 예방접종과 털 관리, 목욕하고 산책시키기 등 어느 하나도 소홀히 할 수 없는 일입니다.


반려동물을 위한 식품과 의류, 장난감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애견 카페나 반려견 동반 콘도가 성황리에 있으며 심지어는 반려견의 생일이나 기념일을 위한 풀코스 레스토랑과 장례식장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늘어난 반려동물만큼 다양한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에 발맞춰 반려견의 문제행동의 원인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시청각 프로그램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제가 살펴본 것으로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개는 훌륭하다’ ‘개밥 주는 남자’ ‘고독한 훈련사’ ‘단짝등이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문제행동을 보이는 반려견의 집을 방문해서 원인을 규명한 후 행동전문가가 보호자들에게 적절한 훈련방법을 알려줍니다.


의외로 반려동물을 전혀 키우지 않는 분들도 이 프로그램을 많이 시청하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몰랐던 동물의 특성을 알게 될 뿐 아니라 행동전문가가 나쁜 행동을 바로잡아주는 내용이 흥미진진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반려견 훈련이 사람을 교육하는 일과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나아가서 리더십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첫째, 나쁜 개를 만드는 건 절반 이상이 보호자(견주)’ 책임이었습니다. 어느 행동전문가는 반려견이 누군가를 물었다면, 보호자가 그 반려견을 공격적으로 만든 것에 절반 이상의 책임이 있어요. 그런 사람에게는 반려견을 키우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또 어떤 경우에도 나의 반려견에게 강한 압박을 할 수 없다는 보호자들이 있는데, 나중에는 압박정도가 아니라 안락사를 피하지 못한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둘째, 도베르만과 로트와일러, 셰퍼드와 같은 견종을 갓난아이 다루듯 애지중지 키우는 가족들이 있었습니다. 행동전문가는 그것이 방어적 공격 행동을 높이는 위험한 행동이라고 경고합니다. “특히 통제를 못하는 보호자가 예뻐하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도베르만을 키우는데 저런 양육 태도를 보이시면 저는 근처에도 가지 않습니다. 나한테도 위험한 개가 될 수 있으니까요.”


셋째, 지나치게 반려견을 예뻐해서 끌어안고 얼굴에 갖다 대는 등의 행동이 예민하고 방어적인 반려견으로 만들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넷째, 외국에서는 개를 고도 비만으로 만들면 경고를 하는데 그래도 감량을 못 시키면 개를 못 키우게 뺏는다고 합니다. 학대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공격하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다시 공격하지 않았다고 해서 칭찬할 필요가 없다고 말합니다.


지나치게 오냐오냐하지 말아야 할 것, 해도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구별하는 것, 참고 기다릴 줄 아는 것, 양보할 줄 아는 것 등. 그것은 우리가 자녀들을 키울 때 해왔던 교육방법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보호자의 강하고 단호한 태도, 곧 리더십이었습니다.


앞으로 반려동물은 점점 늘어날 것입니다. 따라서 반려문화는 진통을 겪더라도 더욱 성숙해져야 합니다. 같은 반려인들조차 산책 시 줄을 풀어놓거나 배변을 치우지 않는 사람에게 과태료를 몇 배로 물어서 강한 책임감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반려견과 사람이 행복하게 어우러져 사는 법을 함께 고민해봐야 할 때입니다. (소설가)




김우남_소설가

 

경남 하동 출생. 본명 김희숙.

실천문학소설신인문학상으로 작가 등단.

소설집뻐꾸기날리다⟫⟪굿바이굿바이⟫⟪엘리베이터 타는 여자출간.

장편소설릴리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출간.

직지소설문학상, 노아중편문학상, 이화문학푸른상 수상.

경기문화재단 우수도서및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도서’ ‘문학나눔다수 선정.

한국작가회의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이대동창문인회 이사.

문학작가파견사업’ ‘내생애첫작가수업’ ‘길위의인문학선정.

지역 도서관 및 문화센터 글쓰기, 인문학 강의.

이화여자대학교 및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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