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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칼럼

차 - 독이 생명력이 되는 신비

2024-03-25 13:30 35 0 1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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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원장의 녹차 이야기(4)

 

- 독이 생명력이 되는 신비

 

참사랑연합의원 원장 최진석

 

쓴맛이나 떫은 맛은 식물이 동물로부터 살아남기 위하여 스스로 만들어낸 일종의 독소입니다. 말하자면 식물의 생존전략인 셈이지요. 유명한 하동 대봉감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감이 아직 익지 않으면 떫습니다. 그러나 익고 나면 달달한 홍시가 됩니다. 홍시가 되었을 때 새나 동물들이 감을 먹고 그 씨앗을 퍼트려주어야 감나무는 자손을 번식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씨앗이 준비되지 않았을 때는 떫은 맛을 내어서 먹히지 않도록 자기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쓴맛과 떫은 맛은 비슷한 이유로 존재합니다. 아직은 자신을 먹지 말라는 경고인 것이지요.

 

그런데 작은 양의 독소는 꼭 독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독이 아닌 생명력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죽어가는 난을 들고 와서 엑스레이를 쏘아달라고 요청하신 분이 있었습니다. 엑스레이는 방사선으로서 몸에 해롭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독인 것이지요. 그러나 적은 용량의 엑스레이는 난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하고 그것은 오히려 난을 살리는 좋은 스트레스로 작용합니다. 많은 용량은 생명을 죽이는 독소로 작용하지만, 적은 용량에서는 오히려 생명을 부추기는 생명력으로 작용하여 결과적으로 몸을 이롭게 하기도 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소량 독소의 생명력이라는 이율배반적 현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소위 적은 양이 어느 정도인지를 규정하는 것이 어려워서 문제이기는 합니다. 생명력으로 작용하는 용량과 독소로 작용하는 큰 용량의 변환점을 알면 더 바랄 게 없겠지요? 그 변환점이 아주 크면 생명을 살려내기 위하여 더 안전하고 유익하게 독소를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변환점이 아주 커서 별 걱정 없이 그 독소를 섭취하도록 권유할 수 있는 물질 가운데 하나가 우리가 마시는 차 안에 있는 떫은 맛입니다. 그 떫은 맛의 주 요인은 카테킨입니다.

 

차가 함유하고 있는 몸에 유익한 3대 성분으로 알려진 것이 테아닌, 카페인, 카테킨입니다. 카테킨에도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그중 EGCG로 알려진 에피갈로카테킨 갈레이트는 강력한 항산화제입니다. 뛰어난 항산화제로 알려진 비타민e 보다 20배의 강력한 항산화력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항산화의 효과를 기대하며 먹거나 마시는 것이 비타민 C입니다. 그런데 EGCG는 비타민C 보다 무려 80배나 항산화력이 뛰어납니다.

 

차를 마시면 이 강력한 항산화력 때문에 노화를 늦추고, 치매의 위험성도 줄이고, 암투병 과정에서 항암 부작용, 방사선 부작용, 수술 부작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로서는 여러 모로 차를 권할 수밖에 없습니다. 카테킨이 풍부하여 항산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너무나 안전하여 그것이 독으로 작용하는 용량까지 차로 마시는 경우는 거의 일어날 가능성이 없기 때문입니다.

 

곧 봄이 오겠지요. 신선한 쓴나물을 드시길 권합니다. 대부분의 쓴맛은 생명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쓴 봄나물을 드시면서 햇차를 기다리시면 어떨까요? 참사랑연합의원과 환우분들은 해마다 이때가 되면 풀 향을 품고 다가오는 햇차를 기다립니다. 요약하자면 차의 떫은 맛은 생명력의 신호이며, 생명 연장의 요소이기도 합니다. 매일 커피를 마시 듯이 이제는 매일 떫은 맛의 차 한잔을 권합니다.

 

최진석 원장

참사랑연합의원 원장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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