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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 시급하고 중요합니다

2024-02-19 17:19 105 0 1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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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군민 호소문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 시급하고 중요합니다

바람 앞의 등불, 하동군의 미래


  

우리 하동군은 20016만여명을 정점으로 매년 급격한 인구감소를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2010년 이후에는 더욱 감소세가 확연해져 매년 1,000명 이상이 줄었습니다. 그나마 민선8기 이후 귀농귀촌과 청년청책에 대한 기대가 생기면서 850여명 수준으로 선방하긴 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입니다.

 

하동군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10위권의 인구감소 지역이 된 것은 단순히 출산율 저하에 따른 자연 감소와 수도권으로의 청년 이동이라는 전국적 현상에만 그 원인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의료와 주거 등 기본적인 정주 인프라와 함께 교육 문제가 다른 인구감소 지역에 비해 훨씬 열악한 것에 더 근본적 원인이 있습니다. 읍에 놀이터 하나 없는 열악한 보육환경과 청년들이 일하고 즐길 거리가 없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제대로 된 종합병원이 없는 불안한 의료현실도 큰 문제입니다. 국민들이 선호하는 주거 형태인 아파트 등 좋은 주택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주거 여건도 매우 열악합니다. 제대로 된 쇼핑을 할 수 없어 광양 진주 등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바람에 지역소득 유출도 심각합니다.

이에 대해 민선8기 하동군정에서는 하동아카데미와 평생학습 여건 마련, 2025년 공공의료원 착공, 컴팩트 매력도시의 비전으로 읍과 진교 등 3대 거점에 청년타운 등 편리하고 매력적인 도시공간 만드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구감소의 가장 큰 이유중 하나는 우리 하동군민들께서 자녀 교육을 위해 인근 지역으로 이사를 가기 때문입니다. 교육청과 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들 교육에 열정적으로 노력해 주고 계십니다만 구조적인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교육관계자의 노력뿐만 아니라 모든 군민의 노력과 의지가 같이 있어야 합니다.

 

2023년 기준 하동군 관내 17개 초등학교 중 전교생이 불과 30명 이하인 폐교 위기의 과소 학교는 12개교입니다. 신입생이 단 한명도 없는 학교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심각한 저출산 현상으로 인해 현재 하동군의 학령인구는 소멸을 넘어 절멸의 단계에 이르고 있습니다. 하동고와 하동여고의 2023년 재학생 수는 각각 228명과 128명으로 지난 10년 동안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특히 하동여고의 경우에는 향후 6~7년 내 한해 입학생이 20명 이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많은 학교들이 학령인구 감소 위기 극복을 위해 남녀공학 전환과 통폐합 등의 변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의 직격탄을 맞는 농어촌 지역의 학교는 지금 당장 구조적 변화를 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지게 됩니다.

 

우리는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인구감소의 위기는 우리에게 닥친 엄연한 현실이며 변화하지 않는다면 소멸되는 것은 예정된 미래입니다.

하동에 살고 있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학부모들의 제일 큰 걱정거리가 바로 고교 진학 문제이고, 실제로 하동군은 관내 고등학교 진학률이 70%대로 경남의 10개 군 단위 지자체 중 확고한 꼴찌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많은 학부모와 아이들이 더 나은 고등학교를 찾아 하동을 떠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하동고와 하동여고가 통합된다면 교육부(교육청)에서는 통합학교를 위한 모든 시설(교사, 기숙사, 도서관, 체육관 등)을 신축해 주고, 110억원 이상의 통합학교 운영비도 지원합니다. 그리고 300명 이상의 적정규모 학생 수를 바탕으로 다양한 교과목 개설이 가능해지며 활발한 예체능 단체활동 지원으로 보다 생동감 넘치는 학교로 육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장학재단과 하동군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그야말로 명문 학교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명문이라는 말이 꼭 좋은 대학을 많이 보낸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누구나 진학하고 싶은 학교가명문학교입니다. 우리 하동의 중심에는 하동고와 하동여고가 있고, 이 두 학교의 통합으로 하동 전체 공교육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인구소멸에 대응할 수 있는 거점학교 육성이 절실합니다. 입시 현실에도 적극 대응하는 한편, 학생들의 자질을 잘 살리도록 지원하는 특성화 학교나 특성화 과정을 여유롭고 풍부하게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두 학교의 통합은 어느 한 학교를 없앤다는 부정적 개념이 아닙니다. 나란히 붙어 있는 두 개의 학교를 하나로 합쳐서 더 좋은 학교,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고 나아가 지역의 정주여건을 개선할 수 있다는 긍정적 접근이 필요합니다.

 

행복한 삶을 꿈꾸는 사람, 인성교육, 인문학적 소양, 다양한 체험학습, 예체능 특기 교육, 특성화 교육, 입시 교육 탈피우리가 알고 있는 올바른 교육적 가치와 방안들은 적정규모의 학생 수를 가진 통합학교에서 더 효과적으로 펼칠 수 있습니다.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 과정의 어려움

하동여고는 학교법인하동육영원이 운영하는 사립학교입니다. 통합을 위해서는 하동여고와 하동중학교의 운영주체인 하동육영원 이사회 의결이 필요합니다.

 

민선8기 하동군정 출범 이후 하동군에서는 경남교육청과 협력하여 고교통합이라는 하동육영원의 대승적 결단을 유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만 하동육영원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인해 난관에 부딪혀 있다는 사실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동군은 경남교육청과 협의하여 통합 사립중학교 운영을 통해 학교법인을 존속시키고 소속 교직원의 100% 고용승계를 조건으로 하는 파격적인 통합 방안을 제안하였습니다. 교육청의 지원에 더 보태 하동군에서는 최고의 기숙사, 최고의 급식, 최고의 방과후 교육프로그램, 재학생 해외연수, 최고의 입시관련 지원 등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언제 어디서든 군수와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논의를 해보자는 제안을 지속적으로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재단으로부터 그 어떤 의미있는 반응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동육영원은 1940년대에 몇몇 교육 선각자와 하동군민들이 십시일반 성금을 모아 만든 학교입니다. 하동여고의 주인은 하동군민입니다.

 

지난해 10월 지역 언론사에서 군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 찬성이 65%, 반대 21%보다 3배 이상 앞서는 것으로 나왔으며 이는 하동여고의 주인인 군민들이 통합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하동여고는 학교 운영의 모든 예산을 교육청과 하동군으로부터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으며, 교육청과 하동군 그리고 학교의 주인인 군민들이 통합을 원하고 있습니다. 사립학교 법인에서는 이러한 여건과 군민의 희망에 부응해야 합니다.

 

사사로운 이익에 얽매이거나 체면 차리기, 눈치 보기만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일부의 시각에 대해서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진심이 있고 사정이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피하지 말고 당당히 나서주어야 합니다. 공개적이든 비공개적이든 만나고 토론하고 고민을 나누어야 합니다.

 

아직은 괜찮다’,‘통합은 시기상조이다’,‘지금은 학교가 잘 운영되고 있는데 왜?’라는 말에 저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의미 없는 5~6년 시간 끌기가 과연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입니까? 하동고와 하동여고의 통합 논의는 이제 막 시작된 것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공론화되어 왔던 지역사회의 큰 화두입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입니다. ‘더 늦기 전에라는 경각심과 절실함을 가지고 미래를 위한 혜안이 필요한 때입니다. 학교 통합이 늦어질수록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하동의 아이들과 군민들이 떠안게 될 것입니다.

 

하동군민 여러분, 도와주십시오

과연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만이 정답인가? 통합만 된다면 명문고가 되고 학생 수가 늘어날 것인가? 물론 아닙니다. 선택의 문제입니다. 통합이라는 구조적 변화 없이 하동고와 하동여고가 각각 운영된다면 단성(單性)학교라는 한계로 인해 학생 수는 갈수록 급격히 줄어들고, 여러 가지 과소학교의 문제점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교육자원 투자의 비효율로 인해 대내외적 경쟁력을 갖추기가 어렵습니다.

반면에 과감히 남녀공학으로 통합하여 우리가 가진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면 하동 교육을 살릴 수 있는 한번의 기회가 더 주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통합된 하동고등학교가 중심이 되어 하동군 전체의 교육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나머지 면 지역의 초중고 학교들은 작은 학교 살리기 정책을 바탕으로 지역의 공동화 현상을 막고 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학교와 주민들이 지혜를 모아 해당 지역의 특성에 맞는 생태학교, 대안학교, 특성화 학교 등의 다각적인 교육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행복 교육도시 하동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하겠습니다.

 

고교 통합의 모든 절차적 권한을 갖고 있는 경남교육청에서는 3월 새학기가 시작되면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을 위한 설명회와 공청회를 진행하고, 6월까지 학부모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동고와 하동여고 통합 찬반 의결을 위한 투표를 실시할 예정입니다. 투표 결과 찬성이 60% 이상이 되어야 통합을 추진할 수 있고 60%미만이면 통합이 불가합니다.

 

존경하는 하동군민 여러분! 여러분은 하동여고의 주인입니다.

고교통합이 된다면 하동여고의 이름은 사라지겠지만, 여전히 하동의 아이들이 그곳에서 배우고 자라게 될 것입니다. 하동여고의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은 공익 재단이나 의미 있는 결사체의 형태로 지역사회에 영원히 지속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하동 교육의 미래를 열어갈 좋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통합이라는 더 큰 그릇이 필요합니다. 그 그릇 안에서 하동여고는 영원히 존재할 것입니다.

하동군민 여러분!

지금은 누가 옳은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무엇이 옳은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한 순간입니다. 하동육영원 관계자들이 용기를 갖고 학교통합에 과감히 발을 내 딛을 수 있도록 학교의 주인인 군민 여러분께서 응원하고 격려해 주십시오.

 

통합을 통해 적정 학생 수를 확보한다면 입시에서는 내신성적과 입시과목 교육 등 제도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특성화 교육도 훨씬 용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명문 학교와 배움의 재미가 있는 특성화 학교가 생기리라는 희망만 있어도 우리의 아이들이 인근 남해 산청 진주 광양의 고등학교에 가기 위해 초등학교부터 부모와 함께 이사를 가는 비극은 막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잘 갖추어진 교육시스템에 하동군이 제공하는 특단의 지원 시책을 기대하고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하동으로 찾아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절체절명의 인구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하동을 살리기 위해 군민 여러분의 응원과 지지를 목 놓아 호소드립니다.

 

군민 여러분. 하동을 살려주십시오.

 

20242

하동군수 하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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