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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풍경

2026-07-21 14:55 3 0 7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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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풍경

 

개미 한 마리가

제법 쌀쌀해진 바람을 타고

제 몸보다 큰 나비를 데리고 갑니다

먹고 사는 일이 온통 바닥을 기는 일인데

오늘 밤 저 개미는

처음으로 하늘을 나는 꿈을 꾸겠습니다

 

달력의 마지막 숫자가 여름을 거두는 저녁

길목마다 벚나무 잎이 지고 있습니다

저녁해가 긴 그림자 하나

데리고 갑니다

긴 그림자에 얹혀 나도 집으로 갑니다

 

지문도 없고 그림자도 없는 그믐밤을

캄캄하게 둘러쓰고 가는 당신

한쪽 어깨가 많이 기울어져 있습니다

오늘을 잇대어 내일을 당기는 일이 결국

허물어지는 쪽으로 끌려가는 일인가 봅니다





진효정 시인

 

경남 하동출생

2014시와 경계로 등단

시집 일곱 번째 꽃잎, 지독한 설득

, 박경리문학관 사무국장

8회 부안디카시공모전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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