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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2026-05-19 14:51 22 0 6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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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라니

 

적막한 산길에서 우연히 만난

고라니가 묻는다

왜에 왜에

먼지같이 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핏대를 세워서 묻는다

가늘고 긴 다리를 짱짱하게 세우고 묻는다

나는 답을 할 수가 없다

 

바람이 부는 방향으로

고라니가 떠밀려간다

왜에 왜에

물음이 울음으로 옮겨붙어 잡목 숲이 흔들린다

휘영 휘영 외진 밤길을 돌아서

풀빵 같은 달을 따라 고라니 간다

혀를 길게 빼서 달의 얼굴을 핥으며 간다





진효정 시인

 

경남 하동출생

2014시와 경계로 등단

시집 일곱 번째 꽃잎, 지독한 설득

, 박경리문학관 사무국장

8회 부안디카시공모전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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