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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우는 바람

2026-05-11 16:24 149 0 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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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는 바람


바람이 울고 있었다

창문을 마구 흔들면서 울고 있었다

들어줄 귀를 찾는 것 같았다

꽉 다문 유리창을 열어

말해 봐

뭔 말이든 해 봐

다 들어줄게

귀를 활짝 열어 속삭였지만

바람의 말은 제 몸속에 둘둘 말려있었다

밤새 울다 그치다 울다 그치다

끝끝내 말하지 않았다

아침이 되자 울음은 그치고

문이란 문은 다 열려 있었지만

어떤 말도 하지 않았고 아무 말도 들을 수 없었다

구겨진 빨래가 젖은 얼굴로 포개져 있었다





진효정 시인

 

경남 하동출생

2014년《시와 경계》로 등단

시집 「일곱 번째 꽃잎」, 「지독한 설득」

현, 박경리문학관 사무국장

제8회 부안디카시공모전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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