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2026-05-19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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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호
본문

황사
황사 바람에 저수지 창공이 뿌옇다
저 희미한 미립자 속에는
타임머신을 타고 온 그들의 잔상이 소용돌이 치고 있다
만리장성도 막지 못한 초원의 말발굽 진동이랑
뺏고 빼앗기는 난립의 왕국에서
혁명의 이름으로 욕망의 화살이 난무하고
초선의 눈웃음에 천하가 흔들리고
양귀비 목소리는 막대사탕처럼 역사 속에 녹아내리는데
산비탈 폭포수 무명 화가 수묵화에는
아직도 학이 날아오르고
불타가 손을 들어 설법하고
이태백이 달을 찾아 노를 젓고
두보가 화선지에 써내려간 한탄과 상심까지도
詩가 되어 비단보에 싸여 읊조리고
예나 지금이나 들꽃 같은 백성들의 애환이
만리장성 문은 열리고 닫히는데
황하를 헤엄치던 잉어 한 마리
저수지에 풍덩 뛰어들어 파문을 긋는다
아, 나는
저 무궁무진한 잔상 속에 저놈이나 낚아야겠다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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