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여행
2026-05-11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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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호
본문

잃어버린 여행
천 년 동안 닫혀 있던
고분이 열렸다
청동 검 마구 도자기 각종 부장품과
같이 순장한 유골들이 나란히 잠들어 있다
살아서 충성하던 하인들이
주검의 이쪽까지 동행해
시중들길 바랐는가
한생의 심장이 멈추면 악취만 남기고
흙으로 돌아가는데
이 좁은 공간에서 지배자와 순종자가
썩어가는 체취로
서로의 의사를 전음 했을 것이다
뼛속까지 각인됐을 체취들
권력은 사후까지 영원하길 바랐겠지만
누가 누굴 시중 들었는지 알 수 없는
미동도 없는 간격
뜨거운 심장이 멈추어버리는 순간
생의 업보는 부질없이 소멸하고
비스듬히 기울어진 항아리 가득
썩어도 나누어 먹이지 않은 곡식 낱알들
침묵이
흘러넘치고 있다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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