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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우남 작가의 억수로 반갑대이

2026-03-05 14:10 95 0 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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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남 작가의 억수로 반갑대이

62. 이상한 동물원의 이상한 수의사

 

 

최근 동물을 잔혹하게 학대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개와 고양이에 집중됐던 학대가 햄스터, 기니피그 등 작은 동물로까지 번지는 양상입니다. 학대 방식도 더욱 다양하고 잔혹해지고 있습니다. SNS, 유튜브, 단체 대화방 등을 중심으로 학대 행위를 과시하거나 공유하는 이른바 과시형 학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타인한테 표출할 수 없는 반사회적인 분노나 스트레스를 사회적으로 취약한 동물에게 투사하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일이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폭력 행위이다 보니 동물에서 인간 대상 범죄까지 연결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합니다.


동물 학대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이때, 동물원에 있지만 동물원의 역할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동물을 위하는 일이 결국은 사람을 위한 일이라고 믿는 김정호 수의사의 활동이 더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충북 청주동물원에서 2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그는 최근에 책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를 출간했습니다. ‘상처 입은 동물들을 구조하며 써내려간 간절함의 기록이라는 부제처럼, 책 속에는 동물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애쓰는 노력과 동물에 대한 애정이 자세히 담겨있습니다.


현재 청주동물원에는 코끼리나 기린 같은 화려한 열대 동물이 없습니다. 그 자리는 야생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토종 동물들, 장애가 있거나 늙어서 갈 곳 없는 동물들이 채우고 있습니다. 2018년 강원도 농장에서 구조된 웅담 채취용 반달가슴곰을 시작으로, 2023년 실내 동물원에 7년간 갇혀 지내다 갈비뼈가 앙상한 모습으로 구조된 사자가 있습니다. ‘갈비사자바람이는 사자의 배고픔을 이용한 먹이주기 체험의 희생양이었습니다.


예전 동물원은 동물을 생명이 아닌 전시 상품으로 여겼어요. 최대한 가까이서 볼 수 있게 하고, 멋있어 보이게 한 거죠. 동물들이 계속 다치고 아픈 이유도 그런 환경 탓이었어요. 그것이 환경을 바꿔야겠다고 생각한 이유예요.”

가장 큰 변화는 동물사마다 방사장에서 내실로 통하는 문이 늘 열려 있어서 동물이 언제든지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게 됐습니다. 새들의 스트레스 원인이 되던 물새장 내부 관람로도 폐쇄됐습니다. 대신 인근 전망대에 망원경이 설치돼 물새장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또한 동물이 자연 감소하면 같은 종으로 대체하지 않고, 빈 공간은 기존 동물의 거처를 넓히는 데 씁니다.


수의사계의 이국종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그는 말합니다. “사람에게 불친절한 동물원, 동물을 위한 동물원을 만들기로 결심했어요.” 다행히 관람객들은 동물원의 변화와 그 취지를 이해했고, 이를 지지하는 사람들도 생겨났습니다. “언젠가 동물원이 없어지면 좋겠지만, 어쩔 수 없이 존재해야 한다면 아픈 동물들의 보호소나 치료소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봐요.”

청주동물원이 알려지면서 긍정적인 변화들이 잇따릅니다. 여러 국가사업의 대상 기관으로 선정돼 동물사의 환경이 개선되고 동물의 치료와 재활, 야생 적응 훈련에 필요한 시설들이 들어섰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동식 진료소인 트레일러도 마련했습니다. 동물원 밖 동물들을 치료하는 데 쓰일 예정입니다.


사람 살기도 버거운 세상에 동물한테 이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질문에 그는 대답합니다. “동물을 대하는 온정과 사람을 대하는 온정이 따로 존재할 수 있을까요? 동물을 배려하고 챙기는 사회라면, 사람은 더 존중받고 행복할 수 있는 사회라고 봐요.”

아프다고 말해주면 좋겠어를 읽는 내내 마음이 훈훈하고 감동스러웠습니다. 청각이 발달한 올빼미 주변에서 시끄럽게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걸 알고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아이들 모습. ‘수달 기상 예상시간 오후 2라는 안내문을 보고 오전에 모습이 보이지 않는 수달을 기다려주는 방문객. 청주동물원에서 살다 간 동물들을 추모하는 공간. 그리고 독수리가 죽은 동물을 쪼아 삼킨 후 강한 위산으로 병원균을 사멸시켜 전염병 확산을 막는다는 사실도 저는 책을 읽고 알았습니다.

김정호 수의사의 특별한 동물 이야기는 SBS 특집 프로그램으로 소개된 적이 있고, 현재 넷플릭스에서 이상한 동물원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고 있습니다.





김우남_소설가

 

경남 하동 출생. 본명 김희숙.

실천문학소설신인문학상으로 작가 등단.

소설집뻐꾸기날리다⟫⟪굿바이굿바이⟫⟪엘리베이터 타는 여자

아이 캔 두 이모장편소설릴리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출간.

직지소설문학상, 노아중편문학상, 이화문학푸른상 수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및 경기문화재단 우수도서문학나눔다수 선정.

한국작가회의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이대동창문인회 이사.

한국도서관협회 문학작가파견사업길위의인문학’ 5회 선정.

이화여자대학교 및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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