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작가의 억수로 반갑대이 > 사설

본문 바로가기

사설

김우남 작가의 억수로 반갑대이

2026-02-10 16:34 122 0 61호

본문

d3e77fc4e10813c0361285abbc378009_1770708883_5044.jpg
 


김우남 작가의 억수로 반갑대이

61. ()의 마지막 멋진 선물

 

 

1986년 대학가요제 대상곡 지금 그대로의 모습으로로 이름을 알리고 유열의 음악앨범을 통해 13년간 매일 청취자와 만났던 가수 유열. 그가 MBN TV에서 최근 활동을 쉰 이유가 폐섬유증 투병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폐섬유증은 폐에 염증이 생겼다 없어지기를 반복하며 폐 조직이 점차 딱딱하게 굳는 난치성 질환입니다. 폐 기능 저하로 신체 주요 장기에 산소 공급이 줄면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법은 없습니다.


폐섬유증 투병으로 체중이 40까지 빠지며 죽음의 문턱에서 유언장까지 남겼던 가수 유열은 큰 병원으로 옮겨 폐 이식 수술을 시도했으나 두 번이나 취소됩니다. 한 번은 기증받은 폐 상태가 좋지 않아서, 두 번째는 국과수에서 부검을 해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다행히 유열은 20245월 폐 이식 수술을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10월에 퇴원합니다.

장기이식이란 기존의 치료법으로 회복하기 힘든 말기질환자의 장기를 뇌사자의 생체에서 기증된 건강한 장기로 대체하는 수술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9년 신장이식이 처음 성공한 이래 각막, 골수이식 등이 시행되었습니다. 이어서 1992년 췌장과 심장 이식, 1996년 폐 이식을 실시하게 되었습니다.


질병과 사고로 장기 기능을 상실한 환자들의 유일한 치료방법은 장기이식이며, 오늘도 약 5만 명이 장기이식을 간절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장기이식만이 희망인데 한 해 2천 명 넘게 이식 대기 중에 숨집니다. 우리나라 뇌사 장기 기증자는 인구 백만명당 9명으로 스페인 49, 미국 48, 영국 21명보다 크게 적습니다.

2025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9명은 장기기증에 대해 알고 있으나 실제 기증 희망 등록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인체 훼손에 대한 두려움과 장기기증 절차에 대한 정보 부족 탓입니다. 국내 장기기증자 부족으로 이식 대기 기간이 길어지면서 원정 장기이식 수술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장기이식수술을 받은 뒤 귀국해 치료를 이어가는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가 최근 1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8, 럭비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윤태일이 퇴근길에 불법 유턴 차량과 부딪쳐 의식을 잃고 심정지 상태가 됐습니다. 그는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판정을 받은 후 심장, 간장, 신장(양측)을 기증해 4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렸고, 인체 조직기증으로 백여 명 환자의 기능적 장애 회복에 희망을 선물했습니다. 윤태일은 사고 나기 전 미국 의학 드라마를 보면서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른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면, 어디선가 살아 숨 쉴 수도 있고 남은 가족들에게 위로도 줄 수 있는 좋은 일일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가족이 그의 뜻을 받아 장기기증에 동의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0여 년 전부터 뇌사 장기기증자에 대해 영예로운 배웅이라는 이름으로 의식을 치르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지난해 서울대병원에서 처음 이뤄졌고, ‘울림길이라고 불립니다. 기증 장기와 수혜자가 확정되면 수술실 복도에는 생명나눔 울림길이 조성됩니다. 뇌사 장기 기증자가 마지막으로 머물렀던 중환자실을 떠나 수술실로 이동하는 길입니다. 의료진과 병원 직원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복도 양쪽에 서서 기증자의 숭고한 마지막 희생을 추모합니다. 수술실 안에서 추모사가 낭독되는 동안은 모두가 고개를 숙입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기증자와 가족을 향한 예우의 순간입니다.

생명의소리 합창단은 기증자 유가족과 이식 수혜자, 기증 희망 서약자로 구성되었고 노래를 통해 생명 나눔의 가치를 알리고 있습니다. 장기이식 수혜자인 유열도 이들과 함께 정기공연 무대에 섰습니다. 폐 이식 이후 대중 앞에서 노래하는 첫 자리였습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사후 장기기증 서약도 마쳤습니다. 유열은 투병 중인 환우들에게 무슨 일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마십시요. 매일매일 새로운 힘으로 그날 하루를 꼭 이겨내시기 바랍니다라고 격려했습니다. 이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하모니를 통해 뇌사자 장기기증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봅니다.





김우남_소설가

 

경남 하동 출생. 본명 김희숙.

실천문학소설신인문학상으로 작가 등단.

소설집뻐꾸기날리다⟫⟪굿바이굿바이⟫⟪엘리베이터 타는 여자

아이 캔 두 이모장편소설릴리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출간.

직지소설문학상, 노아중편문학상, 이화문학푸른상 수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및 경기문화재단 우수도서문학나눔다수 선정.

한국작가회의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이대동창문인회 이사.

한국도서관협회 문학작가파견사업길위의인문학’ 5회 선정.

이화여자대학교 및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졸업.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