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남 작가의 억수로 반갑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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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남 작가의 억수로 반갑대이
68. 엉터리 의료 유튜버 믿고 약 끊는 환자들
제 일상은 유튜브를 보면서 아침 스트레칭을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런데 운동하는 동안 광고가 너무 많이 뜹니다. “의사들이 약 먹으라고 하는데, 제 아들은 이거 먹고 비염 완치했습니다.” “살 빼고 싶으면 식단, 운동 말고 이것부터 하세요.” “하루에 담배 두 갑씩 피워도 폐가 신생아처럼 깨끗해요. 소변으로 싹 배출되니까.” “이거 쓰고도 기미 안 없어지면 100만원 드릴게요.”
이들은 특정 약품이나 건강기능식품의 효능을 강조합니다. 흰 가운을 입어서 권위 있는 의사처럼 보이지만 AI로 만든 가짜 의사입니다. 소비자들은 의심스러워도 ‘조회수가 이만큼이면 믿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한답니다.
조회수 130만 회를 넘긴 유튜브에서 본인을 기능의학 의사라고 소개한 의사가 “고지혈증 치료제의 부작용이 너무 크다”며 “고지혈증 치료제를 먹고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지면 오히려 사망 위험이 커진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다른 의사는 “고지혈증 약을 끊고 비타민C를 먹으면 동맥경화를 예방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동맥경화학회는 “심혈관 질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비전공 의사들이 왜곡된 정보를 전달하는 사례다. 이런 정보에 의존해 담당 전문의가 처방한 약을 함부로 끊거나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고 지적합니다.
이처럼 유튜브와 SNS를 중심으로 검증되지 않은 의료정보가 확산되면서 환자가 약 복용을 끊거나 치료를 거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온라인 정보만 믿고 담당의사가 처방한 치료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한 지 2주 만에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 수치가 2배로 뛰어 다시 내원한 환자도 있습니다.
특히 완치 치료제가 없는 경우, 환자의 기대 심리를 겨냥해 검증되지 않은 의료정보가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습니다. “항암 치료를 쉬는 동안 구충제를 복용하면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왜곡된 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구충제가 세포 분열을 억제한다고 알려진 탓인데, 의학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또한 치매, 파킨슨병 등에 “줄기세포를 주입하면 혈류가 개선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식의 허위 주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국
립암센터 강은교 선임연구원은 의사, 간호사 등이 암과 당뇨병과 관련해 올린 유튜브 영상 중 의학적 근거가 충분한 영상은 19.7%에 불과했고, 반면 개인 경험이나 근거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담은 영상은 62.5%에 달했으며, 의학적 근거가 부족한 영상들의 조회수가 평균 35% 높았다고 말합니다. 의사가 자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하지 않은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경우, AI나 비전문가가 전달하는 정보보다 훨씬 큰 파급력을 가져서 더욱 위험합니다.
저는 TV의 건강프로그램도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TV에서 의료 전문가들을 앞세워 식품을 의학적 효능이 있는 의약품인 것처럼 소개하고, 옆 채널 홈쇼핑에서는 그 제품을 판매합니다. 그 제품을 협찬받았다는 문자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최근에 화제가 된, 피로회복이나 면역력 강화 등을 내세운 ‘먹는 알부민’의 경우가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먹어서 섭취하는 알부민은 우리가 기대하는 효과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합니다. 알부민은 간에서 합성되는 단백질인데, 이를 직접 먹게 되면 일반 음식물과 마찬가지로 소화 과정을 거쳐서 아미노산으로 분해됩니다. 즉, 알부민을 먹는다고 해서 혈중 알부민 농도가 올라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알부민의 일반적인 생리 기능만 설명하면서, 마치 제품을 섭취하면 곧바로 치료 효과가 나타나는 것처럼 소비자 인식을 유도한 것입니다. 먹는 알부민을 먹느니 그냥 식사 잘하시는 게 훨씬 낫다고 합니다.
의료인은 이 제품 좋으니 믿고 쓰라고 홍보하는 것 자체가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하지만 AI로 생성한 의사는 사람도, 의료인도 아니어서 처벌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영상들은 알고리즘을 타고 노출됐다가 금방 사라져 버리고, 빠르게 제품을 팔아치운 뒤 구매 페이지를 폐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진짜와 가짜가 모호해지는 시대입니다. 점점 기술을 악용하는 이들도 많아지니 우리는 그런 것을 지혜롭게 걸러내야 합니다.
김우남_소설가
경남 하동 출생. 본명 김희숙.
⟪실천문학⟫소설신인문학상으로 작가 등단.
소설집⟪뻐꾸기날리다⟫⟪굿바이굿바이⟫⟪엘리베이터 타는 여자⟫
⟪아이 캔 두 이모⟫장편소설⟪릴리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출간.
직지소설문학상, 노아중편문학상, 이화문학푸른상 수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및 경기문화재단 ‘우수도서’ 및 ‘문학나눔’ 다수 선정.
한국작가회의회원, 한국소설가협회회원, 이대동창문인회 이사.
한국도서관협회 ‘문학작가파견사업’ 및 ‘길위의인문학’ 5회 선정.
이화여자대학교 및 대학원 정치외교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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