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란의 미인
2025-10-22 14:13
13
0
54호
본문

누란의 미인
기다린다고 했었지
몇천 년이 지나도
기다린다고 했었지
낙타에 젊음 싣고
멀리 떠나버린 나를
기다린다고 했었지
초원의 달빛에 취해서
향유고래를 타고
파도를 넘나들다가
너와의 약속 잊어버렸다
미안하다 내 사랑
돌아갈 수 없어서
타클라마칸 모래바람에 전해온
당신의 안부
미라가 되어
해오라기 깃털 흔들며
목선을 타고 아직도
날 기다린다지
또 천년이 지나
폭우가 쏟아져
사막에 풍랑이 일면
해오라기 깃털 돛대 삼아
날 찾아오려나
문명의 덫에 걸려
꼼작도 못 하는
날 찾아오려나
김용철 시인 약력
경남 하동 출생
2004년 《스토리문학》 신인상 등단
한국스토리문인협회 회원
문학공원 동인
하동문인협회 동인
【시집】
『태공의 영토』(2008, 문학의 전당)
『지느러미로 읽다』(2010, 우리글)
『물고기좌부나비』(2013, 참샘)
『나비다』(2016, 참샘)
『화개』(2023, 문학공원)
E-mail : y9860@naver.com
댓글목록0